‘꼰대’와 ‘어르신’이라 불리는 노년층

나우인터넷뉴스 승인 2022.06.12 17:10 | 최종 수정 2022.06.12 17:16 의견 0

노년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노화’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화(aging)는 라틴어 ‘aetas’에서 기원된 말로, 늙게 되는 상태를 지칭한다. 다시 말해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식력의 감퇴와 사망률이 증가하는 진행성의 기능상실이며, 노화과정은 사람의 기력이 쇠퇴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상황을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생물학적인 노화는 신체의 기능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상실되면서 신체적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종국에는 생명을 잃게 되는 과정인 것이다. 노화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고, 이를 지칭하는 용어도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 생산적 노화(productive aging)‘, ’잘 늙기(aging well)’, ‘긍정적 노화(positive aging)’ 등으로 노화를 어떠한 방향으로 보는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고 있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인간은 자연스레 ‘노인’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

노인은 성인 전기에 결혼해서 자녀를 두었을 경우, 부모로서의 위치를 가지게 된다. 정민승 교수는 노인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장에서 피부양자로, 지혜의 보고에서 시대의 낙오자로, 가정교육의 책임자에서 방관자로, 가정경제의 중심에서 종속인으로의 변화를 겪게되는 존재로 설명하고 있다. 가정과 사회에서 적극적 위치에서 소극적, 수동적 위치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가정적으로는 배우자, 손자녀, 형제자매와의 관계에서의 변화를 야기시키고, 사회적으로는 은퇴자라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바햐흐로, ‘노인’세대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의 한국사회에서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의 방향성과는 별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시적으로 ‘나이’를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다. 이는 조선시대 이래로 우리 문화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유교의 영향일 수도 있겠고, 또는 우리 민족의 DNA속에 자리잡고 있는 서열의식일 수도 있겠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대한민국의 모든 사회적 관계망에서의 기준점이 생물학적 나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몇년 생 인가요?’에서 시작하는 나이 줄서기는 그 표현방법도 기발하기 그지 없다. 386세대(30대의 나이, 80년대에 대학 다녔고, 60년대에 태어난 세대), 586세대(50대의 나이, 80년대에 대학 다녔고, 60년대에 태어난 세대)등을 비롯하여, 요즈음 사회적으로 핫이슈가 되고 있는 2030세대(20대~30대)가 주목을 받으며 5060세대(50대~60대), 7080세대(70대~80대)가 더불어 사회적 조명을 받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젠더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는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라는 새로운 표현도 등장하면서 대한민국은 자타공인 ‘숫자사회‘라 지칭할 만 하다.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평균수명(mean life)은 2019년 통계청 조사에서, 출생기준으로 남아는 80.3세, 여아는 86.3세를 생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대여명(life expectancy)또한 약 70세로, 이는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서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장수국가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UN은 노인의 적정연령을 65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 즉 고령층의 법정연령 기준을 65세 이상으로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대인들의 기대수명(life expentancy at birth)은 20세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60세 환갑잔치를 했던 과거와는 달리 65세 이상의 현대인들은 건강뿐만 아니라, 외모, 정서, 지적능력, 사회활동등 다방면에서 ‘노인’이라 지칭하기엔 현실적으로 적절치 않다. SNS 사용에 능숙하고, 유투브나 블로그등의 활동도 활발한 세대, 능숙한 디지털기기 활용을 하기 위해서 개개인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세대가 우리가 소위 고령층이라 부르는 65세 이상의 한국인들 인 것이다. 차제에, 고령층 연령기준을 상향조정하는 사회적 함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흥미롭게도, 숫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대우 받는 나라가 되고 있는 우리사회 속에는 소위 ‘꼰대’라 불리는 숫자 크기가 큰 대우 받지 못하는 연령층이 존재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나이든 사람들을 향하여 ‘꼰대’라 칭하며 그들의 말과 행동을 폄훼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즉,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국 BBC 방송은 2019년 9월 23일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오늘의 단어’로 ‘kkondae(꼰대)‘를 소개하며,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 됐다고 여김)‘이라 풀이했다. 나이든 사람들은 어떠한가? ’나때는 말이야~‘로 자신들의 잣대를 고집하고 있다. 우리사회 곳곳에서 세대분리와 더불어 연령계층화, 숫자편향화 되어가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한가지 예를 들어 보자. ’어르신‘이라는 용어가 사회 저변에서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데, 얼핏 이 용어는 노년의 상대방을 존중하는 듯 하지만, 존중의 의미와는 별개로 폄하의 의미로도 받아들여 질 수 있다. 65세 이상을 고령층으로 정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들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어르신‘의 범주에 들어가며,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한물 간 나이든 사람‘, ’사회에 어떠한 생산적 기여도 하지 못하는 존재‘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회지도층 인사나 학자·정치인등의 예외적이고 이상적인(?) ’어르신‘도 존재한다. 다만, 각 개인의 고유성이나 개성, 특이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간적 개념화로 묶여지는 ’어르신‘이라는 단어는 왠지 듣기에 불편하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에 관한 부정적이거나 긍정적 이미지, 편견등이 공존하여 세대별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가정과 사회에서 소위 ’노인‘이라는 개념은 진취적이라기 보다는 퇴보나 퇴영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연령을 계층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나이듦’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후진적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최근들어, 관공서등 여타 공공기관에서 ‘어르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삶의 경험이 풍부하고 인생의 선배라는 의미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간단한 단어나 호칭의 변화만으로도 사회구성원들의 인식과 사고의 전환, 관점의 변화를 도출해 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기에, 그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이고 쌓여져 노년삶의 환경이 선진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해본다.

백선옥 강사(한국교육경영아카데미(주)교육팀장)

고려대학교 불문과 졸업, 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졸

영어·수학 대입학원 대표강사 및 원장

(사)한국명상지도사협회 정회원

샤카디타코리아 통·번역과정 수료

논문 및 인문학 저서 번역(한->영, 한->프) 다수

한국교육경영아카데미(주) 교육위원장

강의분야는 <노년세대 자존감 업>

-하이컨디션 댄조 운동: 장건강, 뇌건강, 밥똥잠숨.호박쪼흥

-노인 性 지킴이-유투브, 블로그 활동

<웃음, 박수, 실버체조>-행복한 노년, 건강한 노년

<심리상담, 죽음준비 >-노년부부 대화/부모와 자녀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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