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더 라스트 맨"

허은주기자 승인 2024.04.09 18:35 의견 0

2024년 3월 5일, 서경대학교 스콘 1관에서 뮤지컬 "더 라스트 맨"을 개막했다.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사진제공:허은주 기자)


"더 라스트 맨"은 좀비의 갑작스러운 출몰로 홀로 살아남게 된 생존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좀비 사태를 예견한 생존자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방공호에서 고독하지만 꿋꿋하게 생존을 이어나간다. 사라지지 않는 좀비들을 보며 가끔 포기하고 싶어 하지만 다른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며 구해내고 싶어하는 모습도 보인다.

뮤지컬 더 라스트 맨의 포스터 (사진제공:허은주 기자)

이 뮤지컬은 다른 뮤지컬과 다르게 인터넷 방송을 활용한다. 이 인터넷 뉴스는 뮤지컬을 공연할 때 유튜브로 동시 송출된다. 생존자가 방송을 시작하면 생존자의 모습이 보이고, 방송을 끄면 대기화면과 함께 모스부호가 들린다.

작품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방공호의 문"과 "존버"라는 인형이다. 무대에는 하나의 문이 있다. 당연히 관객들은 그 문이 "진짜 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대 위의 생존자는 무대에 있는 문 말고도 다른 문이 있는 것처럼 연기한다.

생존자가 설명하는 무대의 문은 너비는 900mm 높이는 2100mm 두께는 60mm 무게는 75kg이다. 그러나 후반부에 가면서 생존자가 나갈 의지가 없어지면 이 문의 너비, 높이, 두께, 무게가 모두 무겁고 두껍게 바뀐다.

생존자와 "존버" 인형 (사진제공:허은주 기자)


또한 "존버"는 생존자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친구(인형)이다. 형광등을 찾다 우연히 발견한 인형에게 이름을 지어주며 외로움을 없애려고 노력하는데, 점점 이 인형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안쓰러워한다. 무섭거나 위험할 때에 이 인형을 울부짖으며 찾고, 물에 젖은 인형을 보고 누가 괴롭혔냐며 자신이 그 사람을 혼내주겠다는 말을 한다.

생존자(김지온 배우)는 해고당한 교사를 연기한다. (사진제공:허은주 기자)


생존자들의 직업은 배우들마다 다른데, 보육원에서 쫓겨난 학생, 학교폭력과 군대 부조리를 겪은 사람, 학교폭력을 막으려다가 해고당한 교사 등 정말 다양한 직업들이 나온다.

배우들마다 직업이 다른 이유는 이 뮤지컬의 주제가 "청년 고독사"이기 때문이다. 생존자가 고독사를 하기 전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막상 들어보면 생존자가 이상한 사람이어서 스스로를 가둔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고, 아무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직업을 연기한 듯 하다.


위에서 말했듯 뮤지컬의 주제가 "청년 고독사"이기 때문에 생존자는 결국 죽는다. 그러나 전하려는 바는 다르다. 생존자가 죽고 무대가 잠시 암전이 된다. 그리고 생존자가 일어나서 앞으로 나와 마이크 없이 노래를 부른다.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오십시오. 또 친구가 필요하면 찾아오십시오.

누군가 이 노래를 듣고 있다면 연락바랍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이 노래가 끝나면 조명이 관객들을 비춘다. 생존자의 이야기는 암울했더라도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이 뮤지컬의 진짜 메세지인 것이다.

뮤지컬 "더 라스트 맨"은 2024년 5월 26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공연된다.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울=나우인터넷뉴스=허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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