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태] " 밥은 먹고 사니"...

가을에 붙이는 인사 " 밥 한 번 먹자"...

김종태기자 승인 2022.10.05 11:03 | 최종 수정 2023.07.05 16:32 의견 0

" 연속적으로 산다.

뛰엄뛰엄 살 수 없는 게 목숨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 나날 중에 숟가락을 들지 않은 적 하루도 없다.

이력(履歷)이란 신발이 돌아다닌 역사란 뜻이지만 그 고단한 방황을 가능케 한 건 따로 있으니 숟가락이 실어나른 밥심의 집합과 발산이겠다.

무정한 숟가락에 강렬한 인상 하나를 얹은 건,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꼬방동네 사람들>의 독후감 덕분이다. 밑바닥에서 맨몸으로 뒹굴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질펀한 육담과 거친언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에서는 요란한 말싸움 끝에 이렇게 한 방 내지른다. 야, 이 새캬, 당장 밥숟갈 놓고 싶어!...." <'숟가락의 깊이'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경향신문 칼럼 중>

가을 비 치고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개천절 연휴에 초가을 정취를 쫓는 나들이 객들에게는 가을 비가 불청객일지 모르지만, 반 백 언저리에 집 밥이 좋은 나 같은 객에게는 비 핑게로 '두문불출(杜門不出)'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으니 단비이다.

끝모를 코로나 펜데믹에 지치고 힘들지만, '호환마마(虎患媽媽)'보다 무서운 코로나에 걸리고도 살아있으니 감사하고,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살다보니 답답했지만 가벼운 입을 덜 놀리고 공기의 청정함과 소중함을 깨달아 좋았고, 외롭긴 했지만 지인의 소중함을 알고 인간사(人間事)를 정리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시(時), 분(分), 초(秒)를 다투는 서울 살이가 코로나로 인해 그나마 남았던 서민들의 소박한 삶의 흔적마저 지워버릴까 두렵기도하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버거운데,우그라이나 사태로 인한 세계 정세의 불안과 국내 정치 및 경제 불안, 환율 하락과 수출 및 주가 급락, 불안정한 고용형태와 사회 심리는 서민들의 삶과 미래를 더욱 힘겹고 불안하게 한다.

개천절 연휴에 내리는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떨어지고 더욱 쌀쌀해 질 것이다. 과거나 현재나 민초(民草)들의 삶은 고달픈 삶이었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힘들고 추워질 것 같다. 어쩌면 서로의 삶이 버겁기 마찮가지인 지방 살이 초등학교 동창이 휴대폰 너머로 건네는 " 서울에서 밥은 먹고 사냐 " , " 밥 한 번 먹자 "라는 안부가 한없이 고마운 것은 고단한 우리들 삶의 역설이라 여겨진다.

비록 삶이 힘들고 고단하지만 부대끼며 살아가는 지인, 이웃들과 따듯한 밥 한끼 해야겠다. 그리고 올 겨울이 오기전에 서민들의 삶이 따듯하도록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개천절이다.


언론인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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