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돌봄생활코디네이터 교육생들, 국내 존엄케어 현장을 다녀오다.

사람중심케어실천네트워크와 희연의료·사회복지법인의 만남

정상순 승인 2024.09.04 13:32 의견 0

2024년 6월 시작된 노인돌봄생활코디네이터(2급, 1기)교육에서는 오는 9월 28일에 재활병원으로는 국내 최대인 희연재활병원과 국내 존엄케어의 발상지인 희연요양병원을 방문한다. 노인돌봄생활코디네이터과정은 사람중심케어실천네트워크(대표 김동선)가 국내 요양현장 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요양시설 운영자, 종사자들로 이루어진 1기 교육생들은 사람중심케어의 이념과 실천방법, 사람중심에 입각한 노인간호, 예술치료, 치매노인과의 커뮤니케이션등을 배우며 시설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사례관리, 지역사회 연계, 시설평가준비 및 위기관리등에 대해 교육받는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시간적 제약을 고려해 강의는 동영상시청 및 과제작성, 줌을 통한 피드백 등 주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5개월의 교육 과정중 2~3곳의 현장 견학이 포함돼 있는데, 지난 5월에는 사람중심케어 실천현장으로 유명한 해바라기너싱홈(경기 용인시) 및 8월에는 지역통합케어를 실시하고 있는 보람찬어르신센터(경기 수원시)를 다녀왔으며, 9월에는 창원 소재의 희연재활병원을 다녀올 예정이다.

- 노인돌봄생활코디네이터 2급 1기_희연재활병원 견학 -


희연그룹의 창립자인 김덕진회장은 1992년 국내 최초의 요양병원 설립(희연요양병원), 신체구속제로, 욕창발생제로를 실천해오면서 존엄케어의 이념과 실천을 정립해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는 희연의료법인(김수홍 이사장), 사회복지법인(박희숙 이사장)을 중심으로 의료-돌봄-지역연계의 통합적 돌봄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인 희연재활병원은 재활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장애를 극복해, 스스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재활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등 250여명의 치료사들이 24시간 재활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활을 통해 자립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남아있는 잔존능력을 최대한 지지하고 이를 통해 존엄한 노후가 가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덕진회장은 “‘모든 사람의 삶에 대한 존경’을 위해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환자중심의 의료 돌봄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존엄케어와 사람중심케어는 인간에 대한 존중사상을 공통의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사람중심케어실천네트워크는 희연재활병원 견학에 앞서, 강사들 중심으로 지난달 23일 미리 희연사회복지법인이 위탁 경영하고 있는 창녕군치매전담요양원(원장 임재곤)을 방문하였다. 현재 희연그룹의 직원 12명이 사람중심케어실천네트워크가 실시하는 코디네이터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 노인돌봄생활코디네이터 교육과정 -


여기에서는 희연이 경영하는 치매전문요양원를 미리 소개한다.

- 창녕군치매전담요양원 -

경상남도 창녕군 대합면 폐교부지에 지어진 치매전담요양원은 창녕군이 짓고, 희연사회복지법인이 위탁 경영하는 시설이다. 희연에서는 인근 창녕군노인전문요양원도 위탁경영하고 있다. 치매전담요양원의 경우 2022년 1월 개소해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100인 시설의 정원을 모두 채웠다. ‘모든 인생에 대한 존중’을 모토로 하는 희연의 존엄케어가 가족들의 선택에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현재 총 입소 인원은 일반실 76명, 치매전담실 24명, 총 100명이며 입소자 대부분은 노인장기요양 3~4등급 어르신이다. 치매전문시설이라서인지, 치매어르신이 전체 100명 가운데 98명일 정도로 많다. 따라서 이 곳에서는 개인마다 모두 다른 치매증상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

존엄케어를 기본으로, 어르신 한 분 한 분, 살아오신 삶의 경험에 맞추어 개별적 케어를 실천하고 있다. 입소 직후에는 환경 변화로 인해 시설 적응에 어려움이 생기는데 어르신의 살아온 삶을 충분히 숙지하여 입소 전과 후가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침대가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위해서는 온돌방을 마련하여 서서히 적응하도록 하며, 식사시간이 아니더라도 허기를 느낄 때 간식이나 음료를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논으로 둘러싸인 입지 조건을 살려서, 산책이나 간단한 작업을 하는 등 자연친화적인 생활이 되도록 개방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세심하게 신경쓰는 것은 이상행동심리증상에 대응하는 긍정케어이다. 직원들은 사람중심케어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어르신이 돌발행동을 하면 부정하지 않고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드리도록 한다. 최대한 긍정적인 소통을 함으로써 어르신의 불안이 완화하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고 한다.

급성기 질환이 발생하거나 낙상 사고와 응급상황 직후 어르신의 이상행동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에 어르신의 강점을 파악하여 개입하기도 한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어르신에게는 가족들이 작성한 편지를 어르신이 항상 볼 수 있도록 하며, 어르신들의 장점을 포착하여 상장을 수여하는 등 어르신의 자존감을 높여 드린다.

- 낙상 예방 & 자존감 관리 -


정서적 지지뿐만 아니라 낙상 제로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침대 다리를 낮추어 어르신이 일어날 때 발이 바닥에 닿게 하므로써 낙상을 줄였다. 또 낙상을 숨기기 보다 작은 사고라도 보고하여 원인을 분석하고 케어 방법을 바꾸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작은 낙상도 모두 보고하고 이를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함으로써 낙상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식사케어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지금의 식사가 입으로 하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 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잔존기능을 활용하여 본인만의 식사습관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고 있다.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밥과 국의 양을 조절하고 좋아하는 반찬을 확인하여 개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 식사를 천천히 드실 수 있도록 배려하며 식사 드시는 시간 만큼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음식을 씹기 어려운 분에게 많은 시설들이 그러하듯이 밥과 국, 반찬을 모두 한꺼번에 갈아서 내놓지 않는다. 다진식을 낼 때에도 반찬을 따로 따로 다지거나 갈아서 내놓는다. 시설중심, 케어자중심으로 효율적인 케어를 하기 보다는 어르신 중심으로 생각하고 케어하는 사례들이다.

원연희사무국장은 “어르신 한 분 한분의 인격을 존중하는 케어를 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매일 아침 9시 미팅 및 직원 교육 시에는 돌봄이란 무엇이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한다. 더 좋은 케어를 하는데 사람중심케어 교육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소개한다. 시설내 곳곳에 ‘쉼표’스티커를 붙여서 서두르려는 마음과 행동에 브레이크를 걸도록 하고 있다.

- 쉼표 스티커_여유 케어 -


희연에서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종사자들의 존중도 강조하고 있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는 국내 어느 시설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다. 지자체 보조금을 합쳐 요양보호사의 월급은 3교대 기준 291만원, 팀장들은 300만 원이 넘는다. 또한 직원식당을 밝고 쾌적하게 꾸며서 직원들 스스로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을 위한 공간을 럭셔리하게 꾸미거나 우수 직원들에게 해외연수 및 장기근속 휴가를 제공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치매가 있어도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다”, “기억은 잃어 버려도 인생을 잃은 것이 아니다” 라는 희연의 정신은 ‘사람중심케어’정신과 상통한다. 직원들의 환한 미소와 따뜻하고 정감있는 손길로 어르신 한분 한분께 정성을 다하는 모습, 어르신들이 밝은 표정으로 내 집에서처럼 편안하게 생활하시는 모습에서 희연이 추구하는 ‘모든 사람의 삶에 대한 존경’의 기본 이념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글: 김희선(PCC실천네트워크 교육이사)

노인돌봄생활코디네이터 2기 과정은 12월에 모집, 2025년 1~5월 교육할 예정이다.

참조: pccnetwork.co.kr

band.us/pcc

문의: weeny388@gmail.com

<서울=나우인터넷뉴스=정상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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