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사고 파는 시장, 서울풍물시장에 가다

전은숙기자 승인 2023.07.26 17:08 | 최종 수정 2023.07.27 11:19 의견 0

최근, 전통시장이 핫해지고 있다. 레트로 감성이 유행하며, MZ세대에게는 '뉴트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동시장, 동묘시장, 광장시장 등 떠오르는 여러 전통시장들 중에서도 오늘은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풍물시장으로 취재를 다녀왔다.

서울풍물시장은 원래 청계천이 복원되기 전 황학동을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벼룩시장 또는 만물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서 수집된 오래된 풍물 물건이나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와 거리로 황학동 벼룩시장이 형성된 것이 그 시작이다.

서울 동대문구, 서울풍물시장


새것이 아닌 '헌것'을 다루는 시장

서울 풍물시장은 '중고품 거래'라는 특이함을 가진 시장이다. 서울의 근대화 과정을 따라, 거래물품을 변화시켜가며,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중고품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큰 특징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특징덕분에 풍물시장은 '벼룩시장', '도깨비시장', '고물시장', '마지막 시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누렇게 변색된 고서, 대형서점에서는 찾기 힘든 절판된 책, LP음반 등 세월이 지나 이제는 쉽게 구입하기 힘든 중고품들이 눈에 많이 띈다. 최근 복고풍에 물건들과 감성이 유행하며, 이 곳에도 중고품들과 그 감성들을 구경하러 온 젊은 세대들이 눈에 띄었다. 시간이 흘러 버려진 물건이 새 주인을 만나 빛을 발하는 과정이 이 시장에 가장 큰 매력이다.

빼곡히 이어진 노점과 풍부한 볼거리

풍물시장은 공간을 색으로 구분한다. 1층은 노랑동, 주황동, 빨강동, 초록동 4가지로, 2층은 남색동, 파란동, 보란동, 빨강동으로 나뉘어져있다. 노랑동은 생활잡화 파트, 주황동은 구제의류, 초록동은 골동품을 취급한다. 파랑동은 의류코너, 남색동은 생활잡화, 보라동은 취미생활 파트이다.

이제는 보기 힘든 타자기, 전화기 그리고 빈티지한 그릇, 옛스러움이 그대로 담긴 오래된 가구들이 끝없이 줄지어있다. 또한, 아기자기하게 전시되어 있는 우리의 전통 공예품과 골동품도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하나의 요소이다.

1층에서 2층을 올라가는 계단에는, 우리의 전통 농기구들이 줄지어있다. 어떤 물건인지, 무엇을 하는 물건인지 간략한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농기구들은, 관광객들과 손님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울 동대문구, 서울 풍물시장 농기구 '풍구'

서울 동대문구, 서울 풍물시장 농기구 '지게'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청춘일번가'

계단으로 2층에 오르면, 1960-70년대의 서울 시내 상점가를 재현해놓은 서울풍물시장의 테마존 '청춘일번가'가 있다. 6-70년대에 입던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청춘사진관'과 이제는 볼 수 없는 복덕방과 전당포, 만화방 그리고 그 시절 풍금 소리가 울려퍼지는 추억의 교실 등 4-50대에게는 청춘의 향수를, 2-30대에게는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장소들이 가득하다.

'풍물 미용실'은 실제로 컷트와 염색을 할 수 있는 미용실로, 과거의 이발소를 재현해놓은 것이 인상적이며, '청춘다방'으로 가면, DJ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옛날 음악을 들으며 차와 함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뉴트로의 유행으로, 젊은 세대들이 조금씩 찾아들며 옛공간이라고만 생각했던 전통시장이 세대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각 월별로 다양한 행사들도 진행되고 있으니 관람객들이 전통 속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길 바란다.

서울풍물시장은 매일 10시부터 7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매주 화요일은 정기휴일이다. 아래 링크에서 행사 일정과 점포 소개, 휴가 안내 등 다양한 공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http://pungmul.or.kr/index.html (서울풍물시장)

[서울=나우인터넷뉴스=전은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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